삶의 지혜

동서양의 가치관

돌체김 2011. 4. 23. 10:55
심리학계의 거두인 미시간 대학 리처드 니스벳 교수가 펴낸 '생각의 지도'라는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서양인과 동양인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생각의 차이가 존재한다. 서양인은 자기를 전체로부터 독립된 존재로 여기며 자신의 업적에 집중하지만, 동양인은 자기를 전체의 일부분으로 생각하기에 자신이 속한 집단의 영광을 위해 조화롭게 적응하면서 살기를 추구한다." 다시 말해 서양인은 자기 자신의 목표를 위해 살아가지만, 동양인은 남이 자기에게 거는 기대에 부응하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한국인은 서양인과 달리 부모가 원하는 삶, 가문의 영광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 반대로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순간 불효자가 된다고 생각하는 정도가 서양인보다 훨씬 크다. 이에 따라 낙오자가 된 한국인은 사회적 수모를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개연성이 높아진다.


맨 처음 하는 일은 잔해 더미를 뒤져 사진과 앨범, 인형, 책가방 등을 수습하는 것이다. 이른바 '추억의 물건' 찾기이다. 수습한 물건들을 대피소 한쪽에 전시해 주인이 쉽게 찾도록 도와준다. 자원봉사단체가 진흙탕으로 훼손된 사진을 복원해서 주인을 찾아주기도 한다. 당연히 복구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다. 추억의 물건을 이처럼 중시하는 것은 낡은 가족사진 한 장, 아버지가 선물로 준 곰 인형에 담긴 추억이야말로 엄청난 재난을 겪고 홀로 남겨진 사람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세심함 때문에 재해복구는 비효율적이고 진행속도가 더뎌 보인다.

탐욕스러운 경영진, 무책임한 정부 당국자, 리스크가 낮다던 천재들을 믿고 따라다녔던 납세자들은 그들 뒷자락을 쫓아가며 청소부 역할을 맡았다. 말끔히 청소가 끝날 쯤이면 또 다른 탐욕과 무능, 천재성이 선량한 국민을 속이기 시작할 것이다. 어느 나라나 속이는 쪽과 속는 쪽은 정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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