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
나무는 계절을 노래한다
돌체김
2012. 11. 11. 10:58
나무는 계절을 노래하듯 옷을 갈아 입는다.
봄에는 따스한 햇살받아 앙상한 빈가지에
봄눈을 튀워서 얇은 옷을 입는다.
여름되면 뜨거운 태양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두터운 옷으로 갈아 입고 쉼터의 그늘막이 된다.
어느덧 계절은 가을로 향하고
그 무성한 잎들은 이산 저산을 온통 울긋불긋
고운 옷으로 갈아 입힌다.
이제 차가워진 바람은 찬란히 빛나던 고운 옷을
낙엽으로 메마른 땅위를 뒹굴게 한다.
옷을 훌훌 벗어 버린 나무가 앙상한 가지로 남겨질 때
사람들은 지난날의 아쉬움으로 한숨을 지어도
나무는 계절을 노래하며 겨울을 맞이하고
새봄을 기다릴 것이다.
강물은 소리없이 흐르면서 울음소리도 내지 않고 그저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세월도 이와 같아 무심하게도 어디론가 가버리며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겨 놓는다.
무심한 세월 흐르는 강물에게 하소연 한들 그들은 말이 없이 흘러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