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영혼마저 눈면 사랑이었다면

돌체김 2013. 3. 9. 09:18

 

 

영혼마저 눈먼 사랑이었다면

김윤진

사랑이 깊어갈수록
당신의 얼굴이 그리워져
그 모습 떠올리려 하면 할수록
희미한 실루엣으로 그늘집니다

 

영혼을 다해 사랑한 사람이기에

영혼만을 기억하는 것일까요
사랑의 형상은
외형으론 보이지 않는 것
당신의 겉모습만을
사랑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몸살 나는 눈먼 사랑
온몸은 눈이 되어
당신을 바라볼 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영혼까지 사랑했기에

영혼마저 눈먼 사랑이었다면
차라리 백치처럼
용솟음치는 아픔은 몰랐을 것을

 

그만, 저무는 들녘 먼 하늘가에

베인 사랑 하나 묻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