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
등나무 아래서 보는 가을
돌체김
2013. 10. 14. 10:14
등나무 아래서 보는 가을
봄에 심겨진 등나무에는
어느사이 거친 여름을 지나면서
무성한 잎들로 하늘을 가리고 있다.
10월의 어느 멋진날에
나는 등나무 그늘 벤치에 앉아
한가로이 휴식을 누린다.
높고 청명한 하늘을 보며
멍한 머리속에는 가을이 깊어가는 걸 느낀다.
그리고 아직 남겨진 날들에 감사의 기도를 들인다.
가을 끝자락에는 푸른잎들도
화려한 단풍잎으로 갈아입고
몰아치는 바람에 낙엽되어 떨어지고 말것이다.
남겨진 가지에는 앙상한 모습으로
모진 바람에도 견디어 내면서
돌아오는 봄날에는
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그늘막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