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생활

The Third Age

돌체김 2013. 11. 21. 13:40

 

 

우리가 몰랐던 것들이 있었다

언제부터였지? 나이 드는 게 부담스럽기 시작했다. 세월이 쌓인다는 것은 무엇일까. 서서히 죽어간다는 것? 이성에게 아무 관심을 받지 못하게 된다는 뜻? 자식에게 더 이상 말발이 서지 않는다는 의미? 허무 ? 공허?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이드는 걸 좋다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노년에 대한 키워드를 '내가 하고 싶은 일만 골라서 한다', '쓸데 없는 소비를 없애고 심플하게 살아간다', '자식들로부터 해방되어 후련하다', '젊은 시절 잘 배운 공부와 현업에서 배운 지식을 자원봉사 활동으로 나눈다', '신약이 개발되어 뜻밖의 젊은 피부를 되찾았다' 등으로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게다가 그렇게 사는 시간이 직장 생활 기간 보다 더 길어진다면? 우리가 몰랐던 것은 중년 이후의 삶이 결코 인생의 막바지를 향한 행로가 아닌, 더 즐겁고 재미있고 가치있는 삶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라는 '사실'이다. 오늘의 40~50대 중년들은 늙으신 부모님을 모시는 최후의 세대이자 자신의 노년은 자식 도움 없이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최초의 세대가 될 지도 모른다. 서글프다고? 천만의 말씀. 기대 수명 90~100세를 내다보는 오늘날, 은퇴 후 30년 이상을 누군가의 보호를 받으며 산다는 게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그때가 되면 자식도 곧 노년을 맞을텐데 그들에게 무얼 바랄 수 있을까? 스스로 가꿔갈 수밖에 없다.

관건은 '준비'다. 노후를 준비한다는 것은 은퇴 후 새롭게 맞이할 세상에서 정녕 내가 하고싶었던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 일을 찾지 못하면 또 다시 누군가에게 끌려다니며 살 수 밖에 없다. 노후 자금을 준비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절실하지는 않다. 노후 자금 준비 방법을 '삶의 가치' 다음에 두는 이유는 당신의 미래설계도에 따라 자금의 규모가 극에서 극으로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중년들은 살인적인 자녀 교육비, 제로에 가까운 은행 금리, 고용시장의 불안, 사회 복지의 취약, 주택시장 붕괴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 등을 온몸으로 겪으면서도 정작 자신의 미래에 대한 설계는 하지 못한 채 저 앞 들녘까지 다가온 은퇴 시기를 맞고 있다. 중요한 것은 오늘의 중년들이 노후 대책을 세워야 하고, 준비를 더 이 상 미룰 수 없다는 엄연한 현실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중년의 당신은 직장 생활의 끄트머리에 서있다고 할 수 있다. 길어진 노년을 위해 계획적으로 돈을 모으고 불릴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다. 그러니 지금 당장, 행복한 노년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암담하다고? 당연하다. 눈가리개를 한 경주마처럼 달려온 당신에게 그럴 여유가 어디 있었겠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생을 70년 정도로 생각했지만 이제 대부분이 90세 넘어 살게 될 현실에서 40대는 인생의 후반기가 아닌 전반, 혹은 중반기로 분류된다. 또 80세가 넘어도 활력과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시니어들을 보면 예전에 없던 30년이라는 중년의 보너스가 생겼다는 저자의 말에 동감하게 된다. 40대 후반부터 70대까지 제2의 인생 황금기를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이 시기 이전에는 가족을 이루고 자녀를 양육하는데 힘을 쏟느라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이 아닌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살았다면 서드에이지에는 다르게 살아 볼 수 있다. 서드에이지의 삶에서는 일과 여가의 구분이 그전만큼 명확하지 않고, 일과 여가를 병행하는 방법을 찾아 볼 수도 있다. 또 성공적인 서드에이지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남이 보기 좋은 직업보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 안에서 만족감을 얻고 있다. 서드 에이지는 외적으로 훌륭한 성공을 이루기보다는 내적으로 더욱 깊어지고 그로 인해 행복해지는 시기다.

당신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는가? 월요일 아침이면 새로운 한 주를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을 하는가? 또한 그 일이 앞으로 70세 넘어서까지도 쭉 이어갈 수 있는 일인가? 만약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좋아서가 아니라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는 일이라면, 그리고 앞으로 몇 년 후면 떠나야 하는 일이라면 본인의 서드에이지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미리 생각할 필요가 있다. 가능하다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보다는 '하고 싶었던 일'을 새롭게 시작해 보면 어떨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좋아 그 분야에 대해 더욱 알고 싶다면 이를 더 배워보는 것도 좋겠다.미지의 세계에 대해 알게 된다는 설렘을 가지는 것만으로 힘들고 지친 일상에 활기를 주지 않을까?내적으로 깊어지고 그것으로 행복해지는 서드 에이지하버드대 성인발달 연구소에서 심층 취재 방식으로 '중년'에 관한 연구를 주로 해온 윌리엄 새들러 박사는 자신의 책 <theThird Age>(번역판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에서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서드 에이지 (Third Age)'란 명칭은 아직 우리에게 생소하지만 유럽에서는 최근 우리 생애를 네 단계로 나누는 것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제1 연령기는 '배움'을 위한 단계로 태어나서 학창시절까지 학습을 통한 기본적인 1차 성장을 이루는 단계다. 제2 연령기는 '일과 가정'을 위한 단계로, 1 연령기 때 획득한 1차 성장을 바탕으로 직업을 가지고, 가정을 이루는 단계이다. 그 다음 단계가 바로 인생의 네 단계 중 가장 긴 기간을 차지하는 제 3 연령기, 서드에이지이다.

이 시기는 '생활'을 위한 단계로 1연령기의 1차 성장과는 다른 2차 성장을 통한 자기 실현을 추구해가는 시기다. 100세 시대가 되면 우리에게 주어진 30년의 인생 보너스가 여기 40대에서 70대 중반의 시기인 서드에이지에 해당된다. 마지막 제4 연령기는 '노화'의 단계로 인생의 하강기에 해당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서드에이지이다. 이전 세대에게는 없었던 개념으로 시대는 변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3 연령기에 대한 준비가 없는 상태다. 이러한 미개척지를 알고 서드에이지를 뚜렷한 목적 의식을 가지고 끝까지 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의 반이 달라질 것이다. 예전 70세 시대의 40대는 이제 인생의 착륙을 서서히 준비하는 시기였다면, 이제 100세 시대의 40대는 인생의 전반기를 마치고 다시 후반기를 향해 이륙하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

 

가치있는 노년을 위해 오늘의 중년이 먼저 챙겨야 할 것들

자녀 교육, 묻고 따져라

자녀 교육비와 노후 대비 자금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어느 것 하나만 자신 있게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서로 바꿀 수 있는 가치도 아니다. 그래서 조절의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살인적인 사교육비를 원망하기 이전에 아이가 그 학원, 그 과목을 정녕 원해서 다니고 있는지 이야기 해봐야 한다. 그것은 중년인 당신을 위한 점검이기도 하다.

부부관계 제대로 하라

통계청의 사회조사에 따르면 배우자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남편은 4.4%만이 불만족(매우 불만족과 약간 불만족 포함)스럽다고 응답한 반면, 아내들은 11.4%나 불만족스럽다고 대답했다. 지금의 배우자와 다시 결혼할 의향에 대한 질문에도 남편들은 11.6%가 다시 하고 싶지 않다고 응답한 반면, 아내들은 24.7%가 현재 남편과 다시 결혼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전반적으로 남편보다는 아내 쪽에서 현재의 배우자에 대한 불만이 높게 나타났다.

앞으로 40년~60년을 더 함께 살아야 하는 부부의 생각이 이 정도라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평균적인 조사라 할 수 있다. 권태기를 극복하지 못했거나 갈등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정은 벼랑 끝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부관계를 원만한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우선 앞으로 살아갈 그 길고 긴 나날에 대한 대화를 자주 나눠야 한다. 이야기를 처음 시작할 때는 누구나 '아! 우리가 그렇게 오래 살아야 하는 거야? 와!!!' 하며 좋다는 건지 암울하다는 것인지 모를 감탄사를 던지게 된다. 그러나 아직 챙겨야 할 아이들 교육, 들여다 봐야 할 부모님들, 그리고 무엇보다 부부가 삶의 동반자로서 노년에 정녕 하고싶은 일을 찾아가고, 격려해주고, 구체적인 의견과 정보를 나누는 삶을 이야기하는 단계가 온다. 그때는 '당신이 있어줘야겠군, 우리 노년을 함께 즐깁시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대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이 '자금'이다. 혼자서는 어렵다는 것을 부부가 공히 느끼며 막막한 심정도 들겠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놓쳐서는 안된다.

남자도 표현하라, 우울증 걸리기 전에

남성들도 40대가 넘어서면 상당수가 갱년기를 겪는다. 남성의 갱년기도 여성 갱년기 증상과 같이 남성 호르몬 분비량이 점차 줄어들어 신체 전반의 기능이 저하되고 무기력해진다. 통계 조사에 따르면 40대 이상 중년 남성 3명 중 1명은 갱년기 증상을 느끼고 있고 이 중에서 10명 중 1명 꼴로 갱년기 치료를 시급히 받아야 하는 상태라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자칫 찾아올 수 있는 중년 남성의 우울증이다. 정신과에서는 우울증을 감기에 비유한다. 그만큼 걸리기도 쉽지만 관리만 잘 하면 탈출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는 뜻이다. 중년 남성에게서 처음 발생하는 우울증을 '격월(激越) 우울증'이라고 하는데 아동기나 청소년기의 우울증과는 행동이나 증상이 다르다. 고민이 많아지면서 가만히 있지 못하고 방 안을 서성거리거나 머리를 쥐어뜯고, 신음 소리를 내며 괴로움을 표현하는 등 불안과 초조한 증세를 보인다. 피해 망상에도 곧잘 빠지는데 모든 잘못을 자신이 무능한 탓으로 돌리거나 자신이 앞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돈, 재산 등이 모두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자신은 곧 암 등 불치병에 걸려 어떤 치료를 받아도 소용없을 거라고 믿는 경우도 있다. 신체적으로는 불면, 두통, 현기증, 빈뇨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다음 항목 중 4개 이상에 해당하면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집에 대한 생각을 바꿔라

부동산 불패 시대가 끝났다는 사실을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 지금 그 시장에 들어간다는 것은 부나비와 같은 행동이다. 물론 소유를 포기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고 스스로 자기계발에 나서라

한국사회는 하고싶은 일보다 해야 할 일에 가치를 두는 경향이 있다. 대기업에 들어가고 고위공무원이 되고 교수가 되고 사업을 해야 성공한 것이라는 물질 중심 문화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년 소녀 시절을 돌이켜 보면 진짜 내가 좋아했고 그 일을 하며 평생 살고 싶었던 일은 따로 있다. 어찌어찌 살다 보니 '돈 되는 일'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중년이라면, 서드에이지를 대비한다면 이제는 정녕 노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되찾고, 그 일을 위한 공부와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 자신을 위한 자기계발이다.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7가지 머니 Tip

'노년에 무얼 하며 살 것인가'라는 가치가 제일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비용을 간과할 수는 없다. 오늘의 4050세대는 외환 위기와 부동산 대란을 겪으며 노후 준비를 할 여유가 없었다.

늦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은 버리고 노후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챙겨보자.

1. 노후에 필요한 돈은 얼마일까?

은퇴 후 평균 생활비는 크게 줄지 않는다. 자녀들이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부양해야 하는 부모님이 있다면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자녀가 졸업을 하고도 취직을 못했다면 이 또한 고스란히 부모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의료비나 간병비의 증가도 생활비가 감소하지 않은 원인 중 하나다. 결국 기초 생활비 이외에도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은퇴 후 비용이 얼마가 필요한지,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 있고 얼마가 부족한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2. 노후에 쓸 자산은 안전한가?

노후 자산은 가치 변화가 크지 않고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사용하는데 문제 없어야 한다. 따라서 장기적인 저금리 현상과 향후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감안할 때, 예금과 부동산 자산은 노후용 자산으로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노후 자산의 가치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7년 미국의 모기지론 사태와 1989년 이후 일본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양국 베이비붐 세대의 자산 가치가 크게 하락한 사례가 있다.

3. 인플레이션에 대비할 준비는 되어 있는가?

인플레이션은 노후 자산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따라서 자산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예금 상품을 통해 손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금리로 실질 소득이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연금이나 저축액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감소한다면 준비했던 노후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100세 시대에는 인플레이션 기간도 더 길어진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대비해야 한다.

 

4. 아는 게 힘! 금융 공부 합시다

금융 시장 환경이나 경제 이슈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경우 손에 들어온 기회를 놓치기도 하고 두 눈 뜨고 손실을 당할 수도 있다. 놓치고 나서, 잃고 나서 '수업료'니 뭐니 하며 자위하기보다는 미리 공부해서 기회를 잡고 손실을 예방하는 게 현명한 삶이 아닐까? 은퇴 예비자의 금융 역량(Financial Capability)은 은퇴 준비를 위한 투자 성과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제대로 된 노후 준비를 원한다면 교육 기관을 찾아가 체계적인 금융 교육을 받도록 한다. 금융 회사, 문화센터, 평생교육원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5. 부족한 노후 자금 무엇으로 보충할까?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 3층 연금 제도를 활용하면 기본적인 노후 소득은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꼭 필요한 만큼만 주는 살뜰한 규모다. 여유 있는 노년을 보내고 싶다면 별도의 저축도 필수다. 예비 은퇴자인 4050세대는 2030세대에 비해 저축할 시간이 부족하다. 저축액을 늘리거나 높은 수익률에 도전하는 방법으로 부족한 비용을 어느 정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높은 투자 성과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 투자 위험이 비교적 큰 국내외 주식, 원자재에 대한 투자도 검토할 만 하다. 물론 위험 요인도 있다. 이때 적립식 투자의 DCA(Dollar Cost Averaging) 효과를 이용한다면 투자 위험은 줄이면서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적립 방법은 자동이체가 좋다. 그래야 중단 없이 적립할 수 있다. 중간에 멈출 경우 당연히 효과는 반감한다.

절세 혜택이 있는 금융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기본이다. 특히 가입 대상에 해당한다면 세금우대저축이나 생계형 저축을 우선적으로 활용해 투자하자. 만약 주가연계증권(ELS)이나 확정 금리 채권을 세금우대저축이나 생계형 저축으로 투자한다면 지정된 한도 내에서 세금을 우대받거나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안정적인 투자에 절세 혜택을 더해 실질 수익을 높임으로써 노후자금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예금 자산은 안전하지만 인플레이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생활비는 월 단위로 준비해야 하는데 예금 이자의 주기는 그렇지 않다. 필요할 때 돈 나올 구멍이 막히는 수가 있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예금 이자보다는 연금 자산의 규모를 늘릴 필요가 있다. 즉 적정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연금 상품에 투자해 월 필요 생활비를 연금 소득으로 충당하는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다. 연금보험 상품을 선택하면 보험 차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있어 실질 수익을 높일 수도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긴급한 경우에 대비해 현금을 어느 정도 보유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금 자산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가질 경우 전체 자산의 투자 성과가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몇 개월 분의 생활비 정도만 현금성 자산으로 남겨두고 나머지는 안정적 투자 상품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 단 노후 생활 자금이라는 성격을 고려한다면 원금이 보장되는 월지급식 ELB(주가연계파 생결합사채)나 이자가 지급되는 고신용 채권 등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은퇴 이후의 재무 전략은 자산을 불리는 일보다 보유한 자산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 경우 보유 자산의 손실을 방지해 원금을 지키는 것을 자산 운용의 원칙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언제든 보유 자산을 노후 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금세 현금화하기 어려운 부동산보다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금융 자산의 보유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 또 투자에 활용했던 부채가 있다면 서둘러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 현금 자산이 없으면 부동산 자산의 규모를 줄여서라도 부채는 먼저 갚는 것이 좋다.

6. 홀로 남을지도 모를 생존 배우자를 위한 고려도 필수

수명이나 결혼 연령차를 고려해 볼 때 아내가 남편보다 10년 정도 더 늦게 세상을 뜨는 게 보통이다. 준비되지 않은 노년을 부부가 함께 맞을 경우 특히 아내는 재앙 수준의 여생을 보낼 수도 있다. 따라서 아내가 혼자 남았을 경우에 대비해 노후 자금을 따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피보험자를 아내로 하는 연금보험이나 피보험자를 남편으로 하는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즉 아내가 생존해 있는 동안 꾸준히 연금 소득이나 생활비가 발생하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남편을 먼저 보내고 외롭게 살아야 할 아내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다.

7. 노후에 필요한 의료비는 준비되어 있는가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건강 관리를 충실히 해도 나이가 들면 자꾸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하고 때로는 큰 병에 걸려 몸져눕기도 한다. 미래의 의료비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한 이유가 그 때문이다. 의료비가 확보되지 않으면 질병 퇴치는커녕 기본 생활마저 무너질 수 있다. 각종 질병별 수술비, 병원비, 간병비 등의 목돈이나 지속적인 지출이 필요한 의료비는 보험을 통해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 상황에 맞춰 암 보험이나 CI보험, 의료실비보험, 장기간병보험 등도 미리미리 가입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