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명축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교회의 반석이라고 알려진 성베드로 사도는 열두 사도 가운데
첫 자리를 차지하는 분으로 예수님을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라고 처음 고백한 분입니다.
예수님은 베드로가 고백한 바로 그 믿음 위에 교회를 세우십니다.
물론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베드로는 예수님이 수난당하실 때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며 배반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실 때 세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며 배반합니다.
이렇게 보니 베드로의 믿음이 참으로 반석 곧 바위와 같은 믿음인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교회라는 건물은 베드로라는 한 사람의 인간
적 깨달음이 아니라, 그가 고백한 믿음, 곧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계시하여 알려주신 그 믿음을 기반으로 세워졌습니다.
베드로를 두고 교회의 반석이라고 부르는 것도 베드로가 뛰어나기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그를 선택하시어 그와 함께 계셨기 때문
입니다. 베드로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맡기신 분도 하느님이십니다.
베드로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메이고,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인데, 이 모든 것은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 지는 일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교회의 중요한 기둥입니다. 그는 예수님을 박해하던
인물이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뒤 박해자에서 가장 뛰어난 복음
선포자로 거듭납니다. 베드로가 유다인을 위한 복음선포자라면, 바오
로는 이방인들을 위한 복음선포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박해자였던 바오로가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믿음을 훌륭하게 지켜냈음을
잘 보여줍니다. "나는 이미 하느님께 올리는 포도주로 바쳐지고 있습니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가 다가온 것입니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하여 마련되어 있습니다. 의로운 심판관이진 주님께서 그날에 그것을
나에게 주실 것입니다. 나만이 아니라, 그분께서 나타나시기를 애타게
기다린 모든 사람에게 주실 것입니다."(2티모 4,6-8)
오늘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을 지내면서 우리도 사도들의
믿음을 바탕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믿음을 훌륭히 지켜며 달릴
길을 최선을 다하여 달려가도록 합시다.
† 베드로와 바오로를 이끌어 주신 성령님,
저도 당신 빛으로 인도해 주소서, 아멘
† 박해자 바오로를 사도로 변화시키신 주님, 저도 당신과 함께 신앙
여정을 충실히 달려가게 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