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온건화 조짐
돌체김
2010. 5. 23. 12:01
英 이코노미스트 분석 "제3노조 출현으로 경쟁"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터넷판은 한국 노동운동의 변화를 조명하는 기사에서 "한국 노동운동이 온건노선으로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강성 노동조합은 지난 20년 동안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족쇄 역할을 했다"며 "많은 노조는 아직도 고속 경제성장과 사회 격변을 겪은 1980년대에 머물러 있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격렬한 시위와 1970~80년대 군부독재 저항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 시대의 변화를 읽는 데 느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노조의 호전적 태도는 여러 해 동안 잠재적 대한(對韓)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주었는데, 아마도 불안정한 북한에 대한 두려움과 맞먹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조에 대한 불안감으로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연례보고서의 노사관계 부문에서 한국 노사관계 순위는 끝에서 세 번째에 머물렀으며, 이로 인해 기업경쟁력 순위는 19위로 전년보다 6단계 하락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근로자의 노조 가입률이 정점인 1989년의 20%에서 작년 10%로 감소하는 등 노조 가입자 수가 줄고 있고, 올 1월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등 법 개정에 따라 노조가 조합원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12월 민주노총이 파업을 철회하고 지난 3월 '새희망노동연대'라는 제3의 노조연대가 등장하면서 민주노총 세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새희망노동연대가 한층 유연한 협상 태도를 표방하면서 한국의 노동운동 체제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새희망노동연대'는 지난 3월 합리적 노동운동을 표방하며 출범한 제3의 노조 연대로 KT·서울메트로·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50여개 노조가 가입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