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생활

노(勞)테크

돌체김 2013. 6. 8. 08:03

 

 

샐러리맨들이여, '회사원용 기술'도 좋지만… 퇴직 후 직업 '勞테크'를 준비하라

 

"대기업에 다니세요?" 회사 앞에서 탄 택시 기사 A씨가 묻는다. 그렇다고 하자 그는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한다. A씨는 얼마 전 부인에게 잔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어째 만날 토끼나 잡아오는 보잘것없는 사냥꾼 같다는 핀잔이란다. '토끼'란 매일 그가 가져다주는 몇 만원 정도의 수입을 뜻했다.

대기업에서 22년을 일한 그는 지난해 퇴직 권고를 받고 회사를 나왔다. "아직 대학에 다니는 아들과 대학 졸업하고도 취업이 안 된 백수 딸이 있어요. 애들 생각하면 돈을 벌어야겠는데 장사를 하려니 겁이 나고…."

얼마 전 드라마 '직장의 신'에 나온 '고 과장'도 사정이 비슷했다. '큰딸 시집보내고, 막내딸 대학 졸업할 때까지 회사 다니기'가 꿈이라고 하면서, 퇴직 후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도 준비도 하지를 않는다.

은퇴 준비라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재(財)테크를 떠올린다. 그런데 직장 생활을 하며 모은 돈만으로 괜찮은 여생이 보장될까. 30년 직장 생활을 한다고 가정할 때 많은 사람은 이보다 긴 시간을 퇴직 후 기간으로 살아야 한다. 현금이 들어오는 두 번째 직장이 절실해진다. 어쩔 수 없이 적성에도 안 맞는 일을 닥치는 대로 하는 신세가 된다.

이런 사태를 피하기 위해선 재테크만큼 노(勞)테크가 필요하다. 벌 수 있을 때 돈을 미리 모아두듯이, 기술을 익힐 여건이 될 때 찬찬히 익혀두고 은퇴 뒤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40대 후반인 직장인 B씨는 주말마다 3시간씩, 한 달에 15만원 정도를 써서 바리스타 학원을 다니며 노테크를 한다. 올해 초 부장을 달고 나서 시작한 일이라고 했다. 그의 목표는 퇴직 후 작은 카페를 여는 것이다. 예전부터 도자기를 좋아했다는 40대 여성 직장인 C씨는 주말마다 도예를 배우러 다닌다. 대기업 마케팅 부서에서 일해온 그는 회사를 그만둔 다음 공방 겸 도자기 가게를 낼 생각이다.

샐러리맨 상당수는 직장에서의 승진과 성공을 위한 자기 개발에 힘쓴다.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일수록 직장 안에서 치열한 경쟁 탓에 외국어, 프레젠테이션, 문서 작성 같은 '회사원용 기술'에 매진한다. 그러다 그만두면 그런 기술로는 밥벌이가 안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적성에도 안 맞는 일을 얼떨결에 하게 된다.

서구처럼 여가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한국의 직장인들은 무엇을 원하는지 알 틈도 없이 일에만 몰두하며 산다. 노테크의 출발점은 은퇴 후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다. 퇴직 후 직업은 굉장한 재산을 축적하려는 목적이라기보다 즐거운 일을 하면서 안정적인 생활비를 번다는 측면이 강하다. '무엇을 할 때 즐거운가'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질문이 '내게 그럴 만한 능력이 있는가'이다.

무모한 도전은 노후 재테크라며 꾸준히 로또를 사는 것과 다르지 않다. 진지한 고민 끝에 한 가지 일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면 학원에 등록하고 자격증 준비를 하는 등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본격적인 노테크에 돌입할 차례다.

두 번째 직업을 위한 치밀한 준비는 직장이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해둬야 한다. 직장을 그만둔 후에 재테크 계획을 세워봤자 소용이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준비하지 않으면 되는 대로 살게 된다'는 말은 은퇴에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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