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나무에게

돌체김 2014. 6. 16. 09:59

 

6월의 나무에게

                                 - 카푸카

 

나무여,   나는 안다

그대가 묵묵히 한곳에 머물러 있어도

쉬지 않고 먼 길을 걸어왔음을

 

고단한 계절을 건너 와서

산들거리는 바람에 이마의 땀을 씻고

이제 발등 아래서 쉴 수 있는

그대도 어엿한 그늘을 갖게 되었다

 

산도 제 모습을 갖추고

둥지 틀고 나뭇가지를 나는 새들이며

습윤한 골짜기에서 들려오는

맑고 깨끗한 물소리는

종일토록 등줄기를 타고 오르며

 

저녁이 와도 별빛 머물다가

이파리마다 이슬을 내려놓으니

한창으로 푸름을 지켜 낸 청명은

아침이 오면 햇살 기다려

깃을 펴고 마중 길에 든다

나무여,  푸른 6월의 나무여

 

'시가 있는 아침'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  (0) 2014.07.06
토닥토닥  (0) 2014.07.05
사랑의 힘  (0) 2014.06.11
위안과 용기  (0) 2014.06.07
당신이 참 좋습니다.  (0) 2014.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