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생활

자전거 탈때 엉덩이 자주 들어줘라

돌체김 2009. 10. 12. 18:50

부쩍 자전거를 이용하는 분들이 많아졌다. 과거에는 자전거를 운동이나 출퇴근을 위해 제한적으로 이용했지만, 이제 지하철 안으로도 갖고 들어갈 수 있게 되면서 자전거 타는 것이 생활의 일부분이 돼 가고 있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보면 대부분 양측 엉덩이 사이(회음부)가 많이 아프고 불편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로 인해 혹시 전립선이나 생식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도 든다.

일반적으로 유산소운동은 혈액순환을 좋게 한다. 또 좋은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을 높여주며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동맥경화의 위험을 줄여주고 발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자전거는 대표적인 유산소운동으로서, 심폐기능을 강화시키고 근력을 키우며 다이어트 효과가 좋다. 고혈압·당뇨병·동맥경화증의 조절과 예방에도 효과적이며 혈액순환이 개선된다. 특히 무릎 관절이 좋지 않은 분은 관절에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그러나 사이클 선수처럼 장시간 자전거를 타는 경우에는 발기부전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 지역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일주일에 3시간 미만으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자전거를 전혀 타지 않는 사람보다 발기부전이 약 40%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일주일에 3시간 이상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발기부전이 오히려 70% 정도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그 이유로는 과거에 사용하던 폭 좁은 안장이 고환과 항문 사이의 회음부를 누르면서 성기로 향하는 신경과 혈관이 밀집한 회음부에 손상을 주어 혈류가 차단되고 신경과 혈관의 손상까지 초래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사람이 앉을 때 신체의 하중은 대부분 좌우 엉덩이 바닥에 있는 뼈(좌골)에 집중된다. 평소 그 중간의 회음부는 하중을 받지 않아 중요한 신경과 혈관이 보호된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면 좌골 대신 뾰족한 안장에 걸터앉은 회음부에 신체 무게가 집중되는 것이다.

자전거를 심하게 타는 것은 고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장거리 사이클 운동 선수의 정액에서 비정상 정자의 비율이 더 많다는 보고도 있다. 이는 자전거를 장시간 타게 되면 고환의 온도가 올라가고, 꽉 끼는 옷과 안장에 의해 음낭이 압박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한 고환의 생식세포종(고환암의 일종)에 걸릴 위험이 정기적으로 자전거를 탄 사람에서 일반인 평균의 1.99배, 말을 타는 사람에서 3.31배, 그리고 둘 다 하는 사람에서 4.56배 증가하였다는 캐나다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는 아직 초보적인 단계로 좀 더 확실한 연구가 필요하다. 어쨌든 미국의 로드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도 고환암에 걸렸던 사실은 잘 알려져 있는데, 이것이 우연의 일치인지 사이클 운동이 원인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한편 전립선암·전립선비대증·전립선염은 발생하는 과정을 살펴볼 때 자전거로 인해 올 수 있는 질환은 아니다. 그러나 전립선에 대한 압박으로 전립선염이 증가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긴 하다.

그렇다면 자전거 타기를 피해야 할까. 그건 아니다. 주의사항만 지킨다면 자전거는 분명히 심폐기능 강화와 성인병 예방에 아주 좋은 운동이며, 혈류 개선을 통해 오히려 성기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자전거를 탈 때는 자전거 안장이 넓고 푹신푹신한 것, 그리고 앞(코) 부분이 유연하거나 없는 것이 좋다. 또한 안장의 가운데 부분에 V자 홈이 파여 있거나 둘로 나뉜 안장은 전립선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자전거를 탈 때 너무 오래 타지 말고 자주 쉬는 것도 중요하다.

자전거를 자주 오래 타시는 분들, 자전거를 탈 땐 엉덩이를 자주 들어올리자. 성기능의 보호를 위해!

경희대 의대 교수 가정의학 전문의

'건강과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뇌 기능 향상과 숙면  (0) 2010.07.01
무병장수를 위한 10가지 마음가짐  (0) 2009.12.06
건강하게 살아가려면,,,,,  (0) 2009.10.10
소식하면 오래건강하게 살수 있다.  (0) 2009.10.08
눈관리  (0) 2009.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