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긴 여행과도 같습니다.
생명이 탄생하여 죽음으로 끝이 나는
약 7-80년의 유한한 여행,
그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은
나의 영원한 집이 아닙니다.
얼마동안 머무르다가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한때의 여인숙입니다.
내가 쓰고 있는 이 육체의 장막은
나의 영원한 몸이 아닙니다.
얼마 후에는 벗어 놓아야 할 일시의 육의 옷이요
죽으면 썩어버리는 물질의 그릇에 불과 합니다.
우리는 지상의 나그네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죽음 앞에는 그 누구도 예외가 없습니다.
죽음에서 도피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순례의 길에 어떤 이는 고독한 여행을 하고,
어떤 이는 행복한 여행을 합니다.
♧ 버리면 얻는다 ♧
금을 얻기 위해서는
마음속에 가득찬 은을 버려야 하고
다이아몬드를 얻기 위해서는
또 어렵게 얻은 그 금마저 버려야 한다...
버리면 얻는다.
그러나 버리면 얻는다는 것을 안다 해도
버리는 일은 그것이 무엇이든 쉬운 일이 아니다.
버리고 나서 오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까봐,
그 미지의 공허가 무서워서
우리는 하찮은 오늘에 집착하기도 한다.
- 공지영의《수도원 기행》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