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호젓한 집

돌체김 2012. 5. 5. 09:46

 

자연의 변화가 주는 멋은 번잡한 도회지보다는 호젓한 산속에 숨어 사는 이의 거처에서 더 잘 보인다.

고독과 고요함을 즐기는 이 에게는 그 변화가 더 각별하게 다가온다. 베개에 스미는 향기, 옷에 물드는 푸른빛, 너무 가늘어 연못의 물을 봐야만 떨어지는 줄 아는 빗방울, 버들가지 끝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람 등은 혹시라도 사람이 알아차릴까 봐 염려하는 듯 소리도 없이 왔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렇게 왔다가 가는 것이 자연의 이법, 즉 천기(天機)다. 호젓한 곳에 머무니 마음도 자연을 닮아가는 듯 담담해진다. 세속에 몸담고 있는 우리들은 가끔 그 호젓함이 부럽다.

군림하는 1인보다 논쟁하는 집단이 똑똑하다

꿀벌들 새집 찾기에서 '집단지성' 원리 발견
다양한 대안 놓고 경쟁토론 벌일 때 최선의 결과 얻어

지식인 눈에 집단, 혹 대중은 흔히 비웃음이나 경멸의 대상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대중은 결코 최고 기준에 도달할 수 없다. 오히려 최저 기준으로 자신을 끌어내릴 뿐"이라 했고, 니체는 "집단에서는(…) 광기가 곧 법"이라 했다. 하지만 꿀벌은 집단 지성의 거대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똑똑한 개인의 합보다 나은 집단

 꿀벌에 대한 오랜 관찰 결과를 '효율적인 집단의 다섯 가지 습관'으로 요약한다.

첫째, 의사결정 집단은 공동의 이익과 상호 존중을 아는 개인으로 구성하라. 서로 충돌만 하는 괴팍한 이들로 구성된 결정 집단은 좋은 결과를 낳기 어렵다.

둘째, 지도자의 영향을 최소화하라. 꿀벌 집단에서는 여왕벌조차 방관자다. 군림하는 지도자가 없어야 집단의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하다.

셋째, 토론은 폭넓은 대안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다양한 배경과 견해를 가진 개체로 정찰 집단을 꾸려 독립적인 탐구 결과를 내놓게 하라.

넷째, 논쟁을 통해 집단 지식을 종합하라. 꿀벌 민주주의에서 빛나는 부분은 정찰벌들의 상호의존성과 독립성 사이의 탁월한 균형. 어떤 정찰벌도 다른 견해를 맹목적으로 추종해, 스스로 조사하지도 않고 지지의 춤을 추는 법이 없다.

다섯째, 적절한 종결. 꿀벌들은 집터 논쟁에 며칠을 새기도 하지만 어떤 후보지에 대한 지지가 임계점을 넘어서면 다른 정찰대에 다른 후보지 방문을 중단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합의의 권유다.

시종일관 세밀한 관찰과 기록이 놀랍다. 꿀벌의 갖가지 행태에 대한 묘사만큼이나 관찰 실험의 과정 또한 흥미롭게 읽힌다. 수백, 수천 마리 벌의 가슴과 배에 일일이 색 페인트를 칠해서 구분하고, 벌떼를 쫓아 달려가는 대목을 읽다 보면 저자의 학문적 열정이 책장 너머까지 전해온다.

개인의 탐욕이 사회를 살찌운다고?"

'꿀벌의 우화: 개인의 악덕, 사회의 이익'에서 개인의 이기적인 탐욕과 사치가 사회를 풍요롭게 한다. 자유시장론의 대부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 영감을 줬다.

 

요즈음 산과 들 우리 주변엔 온통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 쩔쭉의 향기를 듬뿍 풍기고 있다.

'봄바람이 날리면/흩날리는 벚꽃 잎이/울려 퍼질 이 거리를/둘이 걸어요'('벚꽃 엔딩') '커피 한잔하자고 불러/동네 한 번 걷자고 꼬셔/너 한 번도 그래 안 된다는 말이 없었지/꽃송이가 꽃송이가 그래그래 피었네'('꽃송이가'). 꽃에 사랑을 은유한 노래들은 봄 타는 이들의 감성을 붙드는 힘이 있다.

'그대는 한 송이 꽃과 같이'는 클라라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하이네의 시에 녹여 있다.

'그대는 한 송이 꽃과 같이/참으로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순결하다/그대를 바라보고 있으면/알 수 없는 슬픔이 가슴속에 스민다' 

'연꽃'은 '햇빛 아래 부끄러운 듯 밤의 꿈을 기다리며 머리를 숙이는' 연꽃이 밤에 연인인 달의 은은한 빛을 만나며 사랑의 고통을 탄식한다

'아름다운 5월에'는 이렇게 시작된다. '아름다운 5월에 꽃봉오리들이 모두 피어났을 때 나의 마음속에도 사랑의 꽃이 피어났네…. 새들이 모두 노래할 때 나도 그 사람에게 고백했네.' 신록에 라일락 향기가 묻어난다.  꽃들이 만발했다. 낭만이 젖게하는 아름다운 5월을 만들어 보자.


'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迂直之計  (0) 2012.07.14
아버지의 날  (0) 2012.06.20
빚더미 위 50세이후 세대   (0) 2012.04.21
외로움과 꿋꿋하게 마주서라  (0) 2012.04.21
왜, 나만 옳다고 믿을까?  (0) 2012.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