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이면/윤보영
비는
소리로 사람을 불러내지만
커피는
향으로 그리움을 불러냅니다.
그래서 비가 오는 날이면
사람들은 창밖을 내다보고
나는 커피를 마시며
그리움에 젖습니다.
은행잎 가을 / 이해인
자꾸 엄마를 부르고 싶은
하늘 같은 가을
내가 나를 들여다보는
샘물 같은 가을
창가에 떨어진
노오란 은행잎 하나
책갈피에 끼우면
배시시 웃는 얼굴 함께
홍시 먹던 어릴 적 친구들도
잎 속에 살아 오네
모두를 사랑하는
모두를 용서하는
은행잎 가을
책갈피에 숨어서
내 마음도 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