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가을서정

돌체김 2015. 11. 6. 10:36


가을노트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다한 말

못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잎 두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난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가장

깊은 살 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슬프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문 정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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