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묵상

소유란

돌체김 2016. 4. 10. 14:20


소유는 가능한가?

한사람의 생이 다해갑니다. 마지막 순간을 눈앞에 두고 결국 깨닫게 되는 것은 '숨 쉬는 힘까지도 나의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나와 한몸이라 여겼던 아내는 나의 아픔을 대신 겪어

줄 수 없고. 나의 자녀라 여겼던 이들은 각자의 뜻대로 살아갈 것이며, 또 나의 소유라 여겼던 재산은 누군가의 손으로 넘겨질 것입니다.
다리가 말을 듣지 않고, 손도, 눈도, 입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습니다. 나의 것을 모두 잃는다는 마음에 눈물이 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애초부터 나의 것이란 있을 수 없었음을 알았더라면 마지막 순간의 그 충격은 훨씽 덜 했을 것이빈다. 그리고 일상을 가능하게 할 수 있었더던 모든 것을 거저 받았음에 감사하며 살았을 것입니다. 하느님은 나의 것을 빼앗아 가시는 것이 아니라, 잠시 빌려준 것을 때가 되어 거두어 가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끝까지 무언가를 나의 소유라고 고집하는 이들은 그것 때문에 망하게 됩니다. 오래된 일인데 버스가 계곡으로 굴러 승객 모두가 사망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며칠 뒤 그 자리에서

한 남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그 버스에 타고 있더 아내를 잊지 못하여 결국 아내를

따라간 것입니다. 애절하고 애틋하기도 하지만 냉철해질 필요도 있습니다. 그는 애초부터

아내가 자신의 것이 아니었음을 기억해 냈어야 했습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무엇을 빌려 쓰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부터 자신의 것이었다고 믿어버리기도 합니다. 하느님께도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당신 것이었던 생명을 거두어가려고 하셔도 우리는 빼앗기기 싫어 발버둥을 칩니다. 그러나 만약 무언가를 '나의 것'이라고 말한다면 참다운 신앙인이 될 수 없습니다. 내가 주인이라고 하면서 하느님을 '주(인)님'리라 부르는 것은 불가능

하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홍님은 인간이 스스로 주(인)님이 되려는 교만 대문에 자연환경이 훼손된다고 하십니다. 따라서 환경을 보존하는 행위는 세상의 참 주인이 누구인지 고백하는 신앙의 척도가 됩니다. 성경에도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신명 10,14)은 주님의 것이라 하고, "땅은 나의 것임. 너희는 내 곁에 머무르는 이방인이고 거류민일 따름이다."(레위 25,

23) 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절대적 소유에 대한 인간의 청구를 모두 거절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욥의 자녀들과 재산, 그의 건강까지도 모두 빼앗아 갔을 때 그는 주님을 찬미하였습니다(욥 1,21). '모든 것이 주님의 것'이라 고백하는 욥의 신앙이 자연환경을 원래대로 회보시킬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전삼용 요셉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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