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지켜주소서
성령께 저희를 맡기시어
일상 생활의 고달픔과 온갖 역경속에서도,
변치않는 믿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주님을 모든 것 위에 사랑하고,
주님께만 모든 희망을 두게 하시어,
서로 사랑하는 가운데 힘차게 복음을 전하고,
주님의 십자가의 길을 끝까지 따르게 하소서
성령님, 머릿속 온갖 걱정을 다 지우고 당신이 들려주시는
말씀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
엘리사벳이 보기에 마리아는 행복한 사람이다.
주님의 약속을 믿었기 때문이다. 약속에 따르면, 마리아는
성령의 힘으로 예수님을 잉태할 것이고 그분의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
이라 불리며 다윗의 왕자를 이어받아 이스라엘을 영원히 다스리실 것이다.
자기 아들이 위대한 사람이 된다는데 그걸 마다할 사람은 없다.
아브라함은 하느님께서 상속자를 약속하셨음에도 기다리지 못해
하갈에게서 아이를 낳았고, 야곱은'형이 동생을 섬기리라'(창세 25,23)고
하느님께서 알려주셨음에도 성급히 에사우에게서 축복을 빼앗았다.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다. 하느님께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들어가게
해주겠다고 약속하셨지만 그 긴 여정을 견디지 못해 틈만 나면 불평했다.
기다림을 견디지 못한 성조들과 이스라엘은 원가를 꾸며내어 하루 빨리
약속이 이루어지게 하려 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하나같이 참혹했다.
아브라함은 아무런 잘못도 없는 하갈과 어린 이스마엘을 광야로 쫓아내야 했고,
야곱은 에사우에게서 도망쳐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오랜 세월 숨어 살아야 했으며,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도 불신의 값을 치루기 위해 40년 동안 광야를 헤매야
했던 것이다.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도 선조들과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 기다리며 시련을 겪어야
했다. 예루살렘도 아니고 나자렛에서, 임금이나 종교 지도자의 아들이 아니라
평범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난 예수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자 이스라엘의
영원한 임금이 되리라는 걸 믿으며 시련을 이겨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선조들과 달리 마리아는 믿음을 지켰고 그 결과는 새로운 이스라엘의
모범이 되셨다.
예수님, 어떤 시련과 의심에도 꿋꿋이 하느님을 믿고 따른 어머니 마리아를 본받아,
저도 끝까지 싸우고 달릴 길을 다달려 믿음을 지키게(2티모 4,7) 하소서. 아멘